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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위동 맛집 서울 숙성회 횟집 맛집으로 추천하는 숙성회전문점 행복회로!

나는 숙성회보다는 활어회 파다.

숙성회의 부드러운 감칠맛보다는 활어회의 쫄깃하고 꼬들한 살아있는 그 맛을 더 선호한다. 회를 먹을 때는 가장 먼저 광어 지느러미의 꼬돌하고 기름진 맛을 느끼고 이어서 우럭과 광어의 쫄깃한 맛을 와사비와 함께 즐긴다. 철에 따라 방어와 참돔, 숭어로 종목 변경하며 물리지 않게 그렇게 20년간 활어회를 즐겨왔다. 

 

 

배달음식의 기본 베이스는 저렴하게 적당히 한 끼 해결하는 수단이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려면 바로 조리된 음식을 먹어야 하고, 회는 눈앞에서 뜨는 걸 봐야 비로소 만족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숙성회의 맛을 알게 된 사건이 있었다.

 

집에 반쯤 남은 와인을 해치우기 위해 안주거리를 생각하며 배민을 뒤졌다. 우리 동네는 참 맛집이 없다. 70년대 부의 상징 장위동도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 재개발로 기존 시장과 상권은 없어지고 지금은 휀스로 대부분 막혀있다. 어두침침한 공사판을 뒤로하고 이미 정비된 구역들의 모습을 보면 그나마 장위동의 미래를 상상하며 위로 할 수 있다.

 

배민 어플을 켠다.

장위동에 행복회로라는 숙성회 전문점이 신규 편입됐다. 이 지역의 맛집 리스트를 꿰고 있는 내 눈에 낯선 상호였다. 짧은 시간 우리 동네에서 고급진 숙성회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위치를 보니 2구역 코오롱 하늘채 상가다. 재개발 지역이 아닌 신축 상가.. 임대료가 꽤 될 텐데 걱정이 앞섰다. 활어파인 내 입맛에 잘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지역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 새로운 횟집에 대한 기대감이 주문 버튼을 누르게 했다.

 

 

주문한 어종은 참돔, 대방어, 연어, 다금바리다. 어종만 보면 20만원 이상의 값어치라 할 수 있지만 착한 가격이었다. 30분이 흐르고 라이더의 굉음과 함께 숙성회가 도착했다. 저렴한 가격에 기대하지 않았다. 남은 와인을 처리할 안주거리로 생각했다. 다금바리 한점 입에 올리고 와인을 잔에 따랐다. 회를 씹는 순간 느낌이 왔다. 기름진 참돔, 더 기름진 방어로 손을 옮기면서 부드럽고 찰진 감칠맛을 느꼈다. 5만 원대에 이런 맛을 느낄 수 있다니 정말 놀랍고 한편으론 고마웠다. 아련한 이 맛은 천호동 재개발지 골목에서 느꼈던 맛으로 노부부가 운영하는 숙성 광어 뭉텅 횟집의 추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도스 코파스 샤르도네 와인과 궁합을 맞추고자 시킨 숙성회는 고급 퀄리티였고, 오히려 도스 코파스 화이트 와인이 숙성회와 격이 맞지 않음을 느꼈다. 조금 더 숙성된 와인과 함께 그리고 겨울이 지나기 전에 다시 한번 같은 어종으로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