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옷을 사러 남양주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에 간다. 처음 남양주에 간다고 생각했을 때는 너무나도 멀게 느껴졌다. 서울에서 한참을 벗어난 외각지, 신도시를 생각했다. 막상 출발하니 집에서 20분, 여기는 그냥 서울이었다. 그리고 아울렛의 사이즈 역시 거대했다. 아울렛 바로 앞에 공사 중인 지식산업센터는 미래의 대규모 일자리를 예고하고 있다.
넓고 깨끗한 남양주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에 왔다. 이곳은 편리한 주차가 매우 만족스럽다. 지상으로 올라오면 넘쳐나는 인파 속에서 긴장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 코로나는 별거 아닌 것처럼 그냥 예전처럼 행동한다. 다만 마스크를 쓰고 있을 뿐이다. 12시를 지나는 시점에 도착해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오늘 방문할 곳은 h50이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이곳에서 매우 인기 있는 곳이다. 식당 안은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붐비지 않았다. 예약 후 잠시 대기했다. 주위에 재밌는 소품들, 리빙 제품들이 구매욕을 부추긴다. 애써 무시하고 아이쇼핑을 이어간다. 잠시 후 입장 알람을 받았다. 자리에 앉자 테이블 세팅이 이루어졌다. 아기를 배려한 세팅이 좋았다. 이곳에 방문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아기가 좋아하는 까르보나라를 먹기 위해서다. 오늘은 내 욕망을 살며시 아기에게 양보했다. 까르보나라와 수제버거, 오늘의 수프를 주문했다.
잠시 후 수프부터 나왔다. 오늘의 수프는 당근과 코코넛을 갈아 넣은 수프다. 첫 느낌은 아기에게 양보했다. 잘 먹는 것을 보니 안도감이 들었다. 나도 한 입 머금었다. 당근의 알갱이가 느껴짐과 동시에 코코넷의 부드러운 맛이 감싼다. 개인적으로는 곱게 갈린 수프를 좋아하지만 이번 수프도 나름 괜찮았다.
다음으로 까르보나라가 나왔다. 푸짐하고 너무 묽지 않은 그렇다고 꾸덕하지 않은 적당한 소스와 부드럽고 탱탱한 파스타 면이 올라가 있다. 까르보나라는 어디에서 먹든 평타는 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다. 아기 한 입을 시작으로 맛을 봤다. 크리미한 소스 맛과 탱탱한 면의 느낌이 좋다. 그리고 느끼함 잡아주는 마늘이 과하지 않고 적당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느끼함 없이 한 그릇 다 비울 수 있을 거 같다. 까르보나라와 절묘한 마늘 맛을 즐기는 사이 수제버거가 나왔다.
수제버거는 전날 유튜브에서 본 고든 램지 버거가 떠올라 주문했다. 샐러드와 감자튀김, 버거는 매우 푸짐한 비주얼을 보여줬지만 맛은 특별하지 않았다. 까르보나라의 맛이 훌륭해서 버거가 약간 묻힌 느낌이다. 버거의 빵이 좀 더 부드러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까르보나라 소스에 식전 빵을 찍어 먹어도 훌륭하다. 당분간은 꾸덕한 노른자에 비벼먹는 까르보나라보다 마늘향 가득한 h50의 까르보나라가 더 생각날 것 같다.